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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주웅교수의 굿모닝 미즈]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장시간 비행시 다리 정맥에 혈전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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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9-07-15

 

[주웅교수의 굿모닝 미즈]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장시간 비행시 다리 정맥에 혈전 발생

경구피임약 복용여성이라면 특히 주의를

 

 

 

여름휴가를 맞아 큰맘 먹고 해외여행을 계획해 본다. 일 년에 한 번 맞는 휴가라 가능하면 럭셔리하게 지낼 생각이지만 항공편까지 비즈니스 클래스를 탈 정도는 아니다. 이코노미 클래스라도 모처럼만에 즐겁고 유쾌한 휴가길이 되겠지만 건강을 위해 한 가지 짚고 갈 것이 있다. 바로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다.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은 비좁은 좌석에 장시간 앉아 있을 경우 다리의 정맥에 혈전이 발생하는 질환을 일컫는데, 비행기의 일반석 좌석 공간이 넉넉지 않아 장거리 비행 시 심부정맥혈전이 생길 위험이 높다 하여 붙여진 병명이다.

 

우리 몸의 혈액 순환은 심장을 중심으로 동맥, 정맥을 통해 이루어진다. 혈액 순환 과정 중 심장에서 온몸으로 공급되는 혈액을 동맥혈, 다시 심장으로 들어오는 혈액을 정맥혈이라 한다. 동맥혈은 심장의 펌프 작용에서 뒷심을 받아 움직이므로 속도가 빠르고 박동도 세지만 정맥혈은 심장의 펌프 작용을 받지 못하므로 속도도 느리고 정체되기 쉽다. 선홍색의 동맥혈과 검푸른색의 정맥혈 그리고 흰 붕대가 중세시대 외과의 겸 이발사를 상징하는 삼색 표시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동맥에 생기는 혈전은 주로 콜레스테롤 등의 지질로 인해 혈액의 점도가 높아져 생기는 반면, 정맥 혈전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지 않은 사람이라도 혈액의 흐름이 정체된다면 생길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 외에도 장시간의 자동차 운전이나 책상 업무 혹은 오랜기간의 병상 생활 등이 정맥 혈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동맥 혈전은 해당되는 동맥이 향하는 장기의 혈류 공급을 막아 협심증이나 뇌졸중 등을 일으킬 수 있고, 정맥 혈전은 심장을 거쳐 폐에 이르러 폐동맥 색전증을 일으킬 수 있다. 폐동맥 색전증은 호흡곤란이나 심폐 정지를 초래하므로 정맥 혈전이 동맥 혈전보다 더 위험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경구피임약을 복용 중이라면 정맥 혈전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경구피임약에 포함된 여성호르몬이 혈액을 응고시키는 쪽으로 작용을 하여 혈전 생성 경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흡연 여성에게 경구피임약을 권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이다. 휴가 계획에 맞추어 생리 날짜를 조절하기 위해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이라면 이러한 병태생리를 눈 여겨 봐야 한다.

 

이코노미 클래스로 여행한다고 모두가 다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 오는 것은 아니다. 고령의 여행객, 비만증이 있는 사람, 기내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 등에게 발생하기 쉽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참고할 만하다. 7∼8시간 이상 비행기를 탈 경우, 수분을 많이 섭취하고 다리를 굽혔다 폈다 하는 운동 등을 해야 한다는 점을 아울러 기억한다면 이코노미 클래스의 여행이라도 건강하고 안전한 휴가가 될 것이다.

 

이화여대 여성암전문병원 부인암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