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건강이야기

갑상선암은 유전일까?
파일
  • 파일이 없습니다.
  • 등록일 2020-10-19



선생님, 갑상선암도 유전인가요? 저희 엄마도 몇 년 전에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는데…


최근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외래를 찾은 28살 여성 환자는 갑상선암이 유전인 것 같다며 걱정을 늘어놨다. 검사를 해보니 주변 림프절에서도 암세포가 관찰됐다.


여성 환자의 말 대로 갑상선암은 유전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갑상선암은 종류에 따라 유전될 확률이 다르다. 갑상선암은 크게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미분화암, 역형성암으로 구분되는데 수질암은 유전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암들은 유전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유전성 갑상선암의 대표선수라 할 수 있는 갑상선수질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0.4-1% 정도를 차지하는데 갑상선수질암에 걸린 10명 중 2명(20%)는 유전과 관계가 있다.


갑상선수질암 진단을 받으면 유전자검사를 시행해 다른 부분에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우선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2015년 미국갑상선학회 진료권고안에서도 갑상선수질암으로 진단된 모든 환자에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할 것을 추천했다. 또 자녀들에게 유전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유전자 돌연변이의 여부에 따라 가족들에게도 추가적인 검사 및 치료를 권유한다.


화제를 돌려, 우리가 갑상선암이라고 알고 있는 것은 전체 갑상선암의 90%를 차지하는 갑상선유두암을 의미한다. 갑상선유두암은 유전에 의해 발생할 확률이 5%정도로 낮은데 코우덴 증후군, 베르너 증후군, 카니 복합체 등 질환이 유전성 갑상선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암은 여성 10만명당 78.5명이 발생할 정도로 발생률이 높은 암이라 유전과 관계없이 가족 중에 갑상선암 환자가 있는 경우가 흔하다. 외국 보고에 따르면 가족 중 갑상선암이 2명이 있을 경우 유전과 관계없는 갑상선암일 확률이 62~69%에 달한다. 그래서 가족 중 3명 이상의 갑상선암 환자가 있을 경우 유전성 갑상선암을 의심하고, 갑상선암 관련 유전자 검사를 하는 추세이다.


가족 중 2명의 갑상선암 환자가 있을 경우 유전이 아닐 가능성은 높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가족 중 갑상선암 환자가 있을 경우 다발성 갑상선암이나 림프절 전이가 흔하고 보다 더 광범위한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여기에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젊은 연령일 때 갑상선암이 진단되는 것으로 밝혀져 유전이 아니라도 갑상선암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암’이란 단어가 공포를 유발하지만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유전과 큰 관계가 없다. 갑상선암으로 치료받은 가족이 있다고 하더라도, 담당의사와 잘 상의하고 관리하면 대부분 문제기 없어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글·권형주 이대목동병원 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