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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스트레스는 유방암의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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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1-01-04



얼마 전 유방암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이신 환자가 필자에게 들었던 말이 너무나 인상 깊었다며 고맙다고 말을 걸어오셨다. 궁금해서 “제가 어떤 말씀을 드렸던가요?”했더니 “무엇보다 마음이 편한 것이 우선이다”라고 했단다.


필자는 평소 환자들에게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동안 원망의 마음을 비우고, 사랑하고, 마음이 편해야 한다고 말씀드린다. 원망이 없던 사람도 유방암을 처음 진단받으면 누구나 “왜 하필 나에게!”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배우자의 사망, 친한 친구의 사망 같은 심리 사회적 스트레스는 유방암의 발병과 중증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개인의 만성 스트레스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는 것이 어렵고 적절한 도움과 상담을 받을 수 없는 경우 잠재적으로 훨씬 더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인체 면역학적으로 만성 스트레스, 고통, 사회적 역경과 같은 요인 등과 마주하면 세포면역기능 및 염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가 단기로 끝난다면 개인의 발전과 성취를 이루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만성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지속적 영향으로 인해 인체의 면역을 악화시키고 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카테콜아민과 글루코코르티코이드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은 다양한 차원의 인체를 보호하는 면역 시스템의 역할을 무력화 시킨다. 인체의 면역은 자체적으로 종양을 감시하고 진행, 침략, 전이를 막는 시스템을 갖췄지만 스트레스는 이 시스템을 붕괴시킨다.


물론 스트레스에 대한 감수성은 사람마다 달라 단기적이고 견딜만한 스트레스에 자주 노출되는 경우는 오히려 면역을 강화시키고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만성 스트레스에 더해 유방암을 일으키는 ‘BRCA 1/2 유전자 이상’과 같은 취약한 유전자 또는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다르다. 이 위험군에서는 유방암이 발병될 가능성이 높다.


몸의 질병은 단순히 육체의 이상만을 뜻하는 것이 아닌 경우가 많다. 많은 환자분들이 “가정이나 직장일로 힘들 때, 유방암까지 진단됐다”는 말씀을 종종 하신다. 몸과 마음은 연결돼 있고 마음이 우울하고 힘들면 몸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은 지나가기 마련이라는 낙관적인 태도와 긍정적인 생각이 필요하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 보다는 더 유연하고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방암을 예방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근육이완훈련, 심호흡, 요가 같은 물리적 방법이 효과적이다. 단순한 동작을 반복해 복잡하고 심란한 마음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땀을 흘리는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는 방법도, 명상을 이용해 마음의 평정을 찾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마음이 편한 것이 우선이다.




글·안정신 이대목동병원 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