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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자궁경부암, 백신접종으로 80%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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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2-02-20

 

자궁경부암, 백신접종으로 80% 예방

 

 

김승철 | 이대여성암전문병원 부인종양센터 센터장

ㆍ여성암, 피하자 이기자 ③

과연 암을 얼마나 예방할 수 있을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대부분의 암은 아직까지 확실한 예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궁경부암의 경우 인유두종바이러스가 그 원인임이 밝혀지면서 예방이 가능해졌다.

 

자궁경부암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한 젊은 여성의 산부인과 방문기를 소개한다. 취직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요즘, 갓 취직한 25세 직장여성 백신영씨(가명)에게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다. 최근 직장건강검진에서 자궁경부에 ‘비정형 이상세포’가 발견됐다는 결과를 통보받고서부터다.

 

백씨는 인터넷 정보를 통해 자궁경부암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더구나 성관계 등에 의한 인유두종바이러스의 감염이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에 더 놀라고 말았다. 처음으로 사귄 남자친구의 전력을 의심하게 되었고, 남자친구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자궁암 검진에서 이상세포가 나왔다고 해서 왔습니다. 제가 암에 걸린 것일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정기검진에서 시행하는 자궁경부세포검사는 자궁경부의 세포를 채취해서 현미경으로 의심되는 세포를 살펴보는 선별검사일 뿐입니다. 질확대경검사를 해서 이상부위를 조직생검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게 되지요. 보조적으로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를 추가로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인유두종바이러스는 거의 모든 여성에 있어 평생 한번 이상 감염되고, 대부분이 저절로 치료되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고위험 바이러스에 만성적으로 감염될 경우 자궁경부암의 전단계인 ‘자궁경부이형성증’이 발생하고, 수년 동안 서서히 진행하여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하게 된다.

 

일주일 후 백씨는 정밀검사 결과 확인을 위해 진료실로 다시 내원했다.

“다행입니다. 조직검사상 이상이 없었고,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 역시 음성입니다.”

“정말요? 검사결과를 기다리는 내내 너무 걱정이 많았어요. 감사합니다.”

 

“많이 힘드셨군요.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적으로 유방암 다음으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여성암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아직까지 발생률이 매우 높습니다. 1년에 한번씩 정기검진을 열심히 받는다면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하기 전인 자궁경부이형성증 단계에서 조기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궁경부암이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다행인 것은 최근에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대한 예방백신이 개발되어 감염단계에서부터 일차적으로 예방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백신을 맞는다면 자궁경부암의 80%까지 예방이 가능하다.

 

“제가 25세이고 성경험도 있는데, 예방접종을 받아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성경험을 하기 전에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맞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만, 9세부터 26세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접종 가능합니다.”

 

이 시기를 놓친 젊은 여성들, 그리고 55세까지의 중년여성도 백신접종을 통해 예방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개발된 백신들이 모든 종류의 고위험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접종 이후에도 자궁경부암 정기검진은 계속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백씨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안도와 기쁨으로 가득 찬 표정이었다.

 

자궁경부암은 예방백신 접종이 가능한 연령대에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정기적인 부인과 검진을 통해 전암단계의 병변을 조기진단해 조기치료함으로써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물론 건전한 성생활과 운동, 금연 등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