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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주웅교수의 굿모닝 미즈]부부간 신뢰 깨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배우자 의심 전에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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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9-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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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웅교수의 굿모닝 미즈]

부부간 신뢰 깨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배우자 의심 전에 잠깐!

 

 

지난해 노벨의학상의 영예는 독일의 하랄트 추어 하우젠 박사를 포함한 3명에게 돌아갔다. 추어 하우젠 박사는 자궁경부암이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을 최초로 밝힌 사람이다. 위암이나 폐암 등 대부분의 암들의 정확한 발병 원인이 아직 규명되지 않은 데 비해 자궁경부암은 병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밝혀지고 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백신까지 개발되었으니 정복이 머지않았다고 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며, 이 바이러스는 사람들 사이에서 전염된다. 자궁경부에 침투하여 번식하는 바이러스임을 감안하면 전염 경로는 성관계일 것이라고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워낙 흔하고 감염이 잘 되는 성질이 있어 성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감염될 수 있고 또 상대방을 감염시킬 수 있다. 감염과 전파는 남녀를 가리지 않는 반면 질병 발생에서는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여성에게 무척 불리하게 작용한다. 즉 여성들에게는 자궁경부의 상피세포층에 침투하여 이형증, 상피내암을 거쳐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데 남성들은 거의 아무런 증상이나 이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진료실에서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특징에 대해 상담하다 보면 드물지 않게 부닥치게 되는 문제가 바로 감염경로에 대한 추적이다. 가정주부로 아이들과 남편 뒷바라지만 하던 중년 여성이 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 결과를 듣고 보이는 당혹감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지만, 감염만으로 남편의 외도를 단정지을 수는 없기 때문에 보다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희귀하긴 하나 성경험이 전혀 없는 처녀들에게서도 감염이 발견되는 수가 있고, 성관계가 아닌 다른 감염 경로가 보고되고 있으며, 한 여성이 일생 동안 한 번이라도 감염될 확률은 85%를 넘는다고 추산되기 때문이다.

 

자궁경부암을 자연적으로 예방하는 방법은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것이지만 이 방법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없는 예방법이다. 자궁경부암 백신이 개발되기 전에는 정기 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암으로 발전하기 전 단계인 이형증이나 상피내암 단계에서 조기 발견, 치료하는 식으로 자궁경부암의 발생과 이로 인한 사망률을 줄일 수 있었다. 최선의 방법은 자궁경부암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 것이므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근본적인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인유두종 바이러스 중 발병확률이 가장 높은 두 가지 고위험군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이므로 다른 변종의 바이러스에 의한 발병 가능성이 다소나마 남아 있다는 점이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도 감기에 걸릴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결국, 백신접종보다도 가족의 가치를 소중히 하는 건전한 성생활이 최고의 예방법이 되는 셈이며 여기에는 남녀의 구분이 없다.

 

 

이대여성암전문병원 부인암센터 주 웅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