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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요로결석, 원인과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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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9-06-21

드디어 ‘요로결석’을 경험하다


어! 뭔가 이상한데?

모처럼 편안한 주말을 보내고 밤에 잘 자고 일어난 월요일 아침,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보려는데 느낌이 좋지 않다. 소변이 나올 듯 말 듯 시작하기 힘들고, 흐르기 시작하면서는 찌릿한 통증이 회음부의 요도를 따라서 이어진다. 요도염을 의심할 만 한 사건(?)도 없었고, 전립선비대증 증상이 나타날 나이이긴 하지만 과음을 하거나 감기약을 먹은 것도 아닌데 갑작스럽게 나타난 배뇨곤란과 회음부 통증이 불쾌하기 짝이 없다.


전립선선비대증은 50대 이후 노화에 따른 성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인해 전립선이 커지는 질환이다. 대부분 소변보는 불편함이 서서히 나타나는데, 과음을 하거나 소변을 오래 참거나 무리한 성생활을 할 경우 갑작스러운 통증이나 급성요폐가 오기도 하지만 흔하지 않다. 회음부 통증이나 배뇨곤란이 갑자기 나타나는 감염질환으로는 급성 전립선염이 있는데 오한이나 발열을 동반한다.


소변 마려운 느낌과 회음부 통증 지속

일단 오전을 지내보고 계속 불편하면 검사를 받든지 약을 먹든지 해야겠다 생각하고 출근했다. 불편한 골반과 함께 회진도 돌고 커피도 한잔 마셨지만 소변 마려운 느낌과 회음부의 불쾌감은 계속된다. 소변볼 때 아플 게 걱정이 되긴 하지만 계속 참고 있을 수도 없어 화장실로 향했다. 긴장감과 함께 배에 힘을 주는데 갑자기 요도구로부터 뭔가 툭 하고 터지는 느낌이 나면서 땡그랑하는 소리가 나며 소변기에 뭔가 떨어진다. 자세히 보니 7~8mm 크기의 동그란 갈색 돌이다. ‘아~ 아침부터 말썽을 핀 게 요놈이었구나.’ 요로결석이 요관을 빠져나와 방광을 거쳐 전립선 부위 요도에 있다가 지금 빠져버린 거다. 돌이 빠진 이후 특별한 통증 없이 시원하게 소변줄기가 쏟아져 나왔다.


그동안 수많은 요로결석 환자를 치료해온 비뇨기과 의사이긴 하지만 말로만 듣던 돌이 빠져나오는 묘한 경험을 하고보니 신기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이렇게 특별한 증상이 없이 쉽게 돌이 빠지는 경우는 정말로 드물고, 대부분 요로결석에서는 통증이 동반된다. 보통 신장에 만들어진 요로결석이 요관을 통해서 빠져 내려가는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증상을 나타낸다.


원인은 요로결석, 10명 중 1명 평생 한 번은 앓아

요로결석의 대표적이고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이다. 요로결석으로 인한 통증을 영어로 ‘colicky pain’이라 하는데 ‘갑작스러운 경련으로 인한 통증’을 의미한다. 요로결석의 통증이 심한 이유는, 결석이 소변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막히게 되면 요관에 격심한 경련이 오고 주변 근육과 장기가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그 정도를 비뇨기과 교과서는 ‘칼로 후벼 파는 것 같은 통증’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이러한 통증은 예고 없이 갑자기 나타났다가, 요관에 아주 작은 틈이 생겨서 다시 소변이 흐르게 되면 감쪽같이 사라진다. 요로결석의 통증은 결석의 모양과 크기, 그리고 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신장결석은 증상이 전혀 없거나 가벼운 소화불량 정도를 보인다. 요관결석은 결석이 상부요관에 걸리면 옆구리에서 등으로 뻗치는 통증이 나타나고, 하부요관에 걸리면 아랫배에서 사타구니·허벅지·회음부로 뻗치는 통증이 나타난다. 방광결석은 아랫배 불쾌감이나 소변이 자주 마렵고 시원치 않은 배뇨증상을 보인다. 모든 종류의 요로결석에서 소변에 피가 섞여서 나오는 혈뇨가 보인다.


요로결석은 10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은 앓는다고 할 정도로 흔한 질환인데 최근 급증하고 있다. 지역으로는 열대지방이나 물에 석회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는 유럽에서 많이 발생한다. 계절적으로는 더운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리게 되어 체내 수분이 줄어들면 소변이 농축돼 쉽게 결정이 만들어진다. 또한 햇빛에 많이 노출돼 비타민D 생성이 많아져 소변에 칼슘 배설이 늘어서 칼슘결석이 잘 생긴다.


여성에게도 발병 늘고 있어…서구화된 식습관이 원인

과거에는 음주·흡연 비율이 높은 남성에게서 여성에 비해 4배 정도 많이 발생하였지만, 최근 여성의 사회 활동이 증가하고 식습관의 변화나 스트레스 증가로 여성의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는 생활환경의 변화,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해서 계절을 가리지 않고 남녀노소 모두에게서 요로결석 발생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요로결석은 많이 먹고 덜 움직이는 현대적 생활습관으로 인한 질환이다. 어떤 한 가지 식품보다는 과식으로 인한 고칼로리 섭취가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비만, 운동부족, 스트레스, 음주와 흡연 등도 위험요인이다. 결석의 형성기전은 소변 내에 녹아 있는 칼슘, 수산, 인산, 요산 등이 모여서 먼지 정도의 아주 작은 결정체가 되고, 이 결정체를 핵으로 점점 더 뭉쳐서 결석이 만들어진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물을 적게 마시면 우리 몸의 수분이 줄고, 소변 내 물의 양도 줄어들어서 물질의 농도가 진해져 결정체가 잘 만들어지고, 결석도 잘 생긴다.


맥주가 요로결석에 좋다는 건 사실 아냐

맥주가 결석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맥주를 마시면 소변 양이 증가하고 시원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수분이 빠져나간 몸에는 수분이 적어져서 오히려 결석이 더 잘 생길 수 있다. 또 알코올에는 칼슘이나 인산, 요산 등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맥주를 자주 마시는 경우 결석의 위험률이 높아진다. 요로결석에 좋거나 좋지 않다는 하는 음식들이 많다. 편식 하는 습관이 없다면 특정 식품이 특별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백질, 설탕, 소금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고, 섬유소 부족과 저칼슘 식사는 오히려 결석 형성을 증가시킨다. 육류 섭취로 인한 동물성 단백질은 소변 내의 칼슘, 요산을 증가시킨다. 구연산과 마그네슘은 억제작용을 한다. 구연산은 소변에서 칼슘과 결합하여 칼슘결석의 생성을 억제하고, 마그네슘은 결석의 결정화를 억제한다. 신맛이 나는 과일에는 구연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오렌지나 귤, 자몽, 레몬 등이다.


가장 좋은 건 자주 물 마시는 습관

결석 예방을 위해서는 물을 항상 넉넉하게 마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루에 2L 이상, 물컵으로 8~10잔 정도를 마시는 것이 좋다. 수분 함량이 높은 과일이나 채소를 충분히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하는 특별한 운동보다는 일상생활에서 많이 걷든지 하여 활동량 자체를 많이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별히 대사질환이 없는 이상 가려야 할 음식은 없고, 음주와 흡연을 삼가고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좋다.


글·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