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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여유로운 삶 위한 '소변과 궁합의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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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9-08-09


최근 모 연예인들처럼 ‘성격 차이’는 헤어지는 뚜렷한 이유를 대기 힘들 때 핑계로 대는 말이다. ‘너와 난 맞지 않아’라는 말은 뭐가 맞지 않는지 이유조차 설명해주지 않는, 더 황당한 소리다. 살아온 환경이 전혀 다른 남녀는 모든 면에서 차이가 많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결혼 후 매일매일 한 집


에서 같은 침대를 사용하며 살다보면, 연애할 때는 몰랐던 남녀 간의 생리학적 차이로 인해 서로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그중에 하나가 기본적인 생리현상인 소변이다.


하루에 소변을 보는 횟수는 평균 6~8회로, 일 년에 총 배뇨횟수는 대략 2,500회다. 소변은 일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평소에는 소변보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고 지낸다. 소변으로 인한 불편함이 생겨야 비로써 배뇨가 우리 생활과 얼마나 밀접하다는 걸 알게 된다. 소변으로 인한 부부 간의 갈등은 남녀의 배뇨기관 구조와 생리습관의 차이로 인해 나타난다.


“앉아서 싸면 안 돼?” 남자의 배뇨생리를 이해 못하는 여자가 변기 때문에 불편해서 하는 잔소리이다. “뭐하다가 지금 화장실을 가는 거야?” 여자는 방광에 예민하다는 걸 모르는 남자가 짜증내는 소리이다.


이런 소변의 불편함 때문에 파경까지 이르는 부부는 없겠지만, 남녀 간의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 후 잘 살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전부터 궁합을 이용하였다. 조선시대 도입된 궁합은 음양오행설에 따라 혼인할 신랑과 신부의 사주가 배우자로서 잘 맞는지를 점치는 방법이다. 십이지에 따른 겉궁합과 오행에 따른 속궁합이 있는데, 속궁합은 성적 조화에 대해 주로 사용된다. 궁합은 음식궁합과 같이 어떤 대상과 다른 대상과의 조화를 의미하는 용어로도 쓰여 왔다. 최근에는 케미스트리(chemistry)의 줄임말인 ‘케미(chemi)’가 궁합을 지칭하는 신조어로 사용된다.


5G 이동통신의 상용화로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고 스마트시티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세상이지만,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세상, 세상과 세상 간의 궁합은, 사회생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12화에서 여주인공 고애신이 불란서제빵소에서 무지개 카스테라를 먹으며 글로리빈관 여주인 쿠도 히나에게 묻는다. ‘돈을 벌어 어디에 쓰오?’ 망설이지도 않고 쿠도 히나가 답한다. ‘이런 거 사먹습니다. 저런 것도 다 사먹고.’ 국민들도 그렇다. 경제가 좋아져서 그저 맘 편하게 이런 저런 맛난 거 사먹을 수 있는, 여유로운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재의 경제정책에 대해 많은 경제학자들은 낮게 평가를 하지만, 정부는 아직은 괜찮다고 한다. 국민들은 요란한 구호나 복잡한 경제경책이 아니라, 국민들과 궁합을 맞춰서 모두가 공감하고 체감할 수 있는 실질경제를 바라는 것이다.


글·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