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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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16-08-23
남성건강과 식품…절묘한 상관관계
여성들의 폐경기와 마찬가지로 남성들도 50세 전후에 다양한 갱년기 증상들이 나타나며, 가장 심각하게 실감하는 증상이 '성기능 장애'다. 그 중 발기능력이 감소되면 대부분의 남자들은 '정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흔히 정력을 성기능과 동일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건강을 비롯한 남성으로서의 전반적인 활력이 정력이다.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 분비가 중단됨으로써 폐경이 오듯, 남성 갱년기도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감소돼 발생한다. 갱년기 불편함을 가진 대부분의 남성들은 운동을 통해 건강이 회복되기를 기대하거나, 정력제를 찾는다. 하지만 운동만으로 테스토스테론이 상승되지 않으며, 아직은 의학적으로 입증된 어떠한 정력제도 없다.
그런데 테스토스테론 보충제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상태를 좋게 해주고 고환의 환경을 개선해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촉진시켜주는 몇 가지 건강식품들이 있다.
무엇보다 남성 갱년기에 도움이 되려면 테스토스테론 분비에 관여하는 영양소로 알려진 △아연 △셀레늄 △마그네슘 △항산화물질 △비타민E △불포화지방산 등을 많이 함유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굴은 정력식품으로 동서양에서 널리 알려진 식품인데, 카사노바가 즐겨 먹었다고 해서 유명해졌다. 굴에 풍부하게 함유된 아연은 남성호르몬 분비와 정자생성을 촉진하는 대표적인 영양소다.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촉진시키기도 하지만 아로마타제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테스토스테론이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되는 것을 줄여준다. 굴 이외에도 △게 △새우 △콩 △호박씨 등에도 아연이 많이 들어 있다.
이와 함께 호두에 풍부한 폴리페놀, 리놀렌산과 비타민E는 항산화효과가 강하고 불포화지방산이 동맥경화를 비롯한 혈관건강에 도움이 되고,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이런 효과는 호두뿐 아니라 땅콩, 잣, 아몬드 등 다른 견과류에도 비슷하게 들어 있다.
호박씨에는 아연과 올레인산 등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고 비타민E도 많이 함유돼 있어 혈액순환과 전립선 및 방광건강에 도움이 되고, 테스토스테론 분비에 도움이 되는 셀레늄과 아연도 풍부하다.
뿐만 아니라 브로콜리나 양배추 같은 십자화과 채소에는 항산화작용을 하는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해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촉진하고 기능을 강화시켜 준다. 마늘 역시 알리신 성분이 강력한 항산화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혈관을 건강하게 만들어 발기능력에 강화시킨다.
또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 생선을 비롯해 마늘, 양파, 깨, 버섯 등에 많이 들어 있는 셀레늄은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촉진하고 노화를 예방하고 전립선 건강에 도움을 준다. 부추는 항산화효과를 가진 베타카로틴을 많이 함유하고 있고, 비타민C와 E가 많아 피로를 회복해 남성의 활력을 돕는다. 더불어 혈액순환을 좋게 해 음경의 혈관을 건강하게 유지 및 발기능력을 개선시켜준다.
반대로 남성호르몬을 억제해 정력에 해를 끼치는 식품에는 포화지방산, 카페인, 알코올 등이 있다. 포화지방산은 육류, 버터, 치즈, 아이스크림, 마가린, 감자튀김 등 패스트푸드 등에 많이 들어있는데,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급격히 떨어뜨려 남성의 성욕감퇴를 유발하고 갱년기를 악화시킨다.
카페인 섭취도 주의해야 한다. 적당한 카페인은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성욕을 증가시키나, 과도한 카페인은 이뇨, 부정맥, 불면증을 일으켜 더 지치게 만든다. 알코올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급격히 떨어뜨려 남성 갱년기를 유발하고 성기능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누가 어떤 보신음식을 먹고 효과를 보았다는 얘기는 허구나 우연일 수 있다. 아직까지 확실한 의학적인 근거를 가진 정력식품은 없다. 소문난 몇몇 음식에 의존하기 보다는 평소 건강관리를 열심히 하고 보다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식품들을 골고루 꾸준하게 섭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글·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