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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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16-06-03
속이 쓰리고 더부룩하며 답답하세요?
얼마 전 젊은 여성이 6개월 전부터 속이 쓰리고 더부룩하며 답답한 증상이 계속되다가 최근 이러한 증상이 더욱 악화되었다면서 진료실을 찾아 왔다.
이러한 증상은 과거에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직장 일이 힘들어지면 어김없이 재발한다고 했다. 이 여성은 학생 시절부터 위염이 있었다며, 또 다시 위염이 재발한 건 아닌지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여성에게 시행한 위내시경 검사에서는 특별히 속쓰림 등의 증상을 유발할 만한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고 단지 만성 위염으로 관찰되었다. 그러나 환자는 내시경 결과가 괜찮다고 했는데도 위염 때문에 이 증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의아해했고, 도무지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위염은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급성의 명확한 원인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만성 위염으로 본다. 흔히들 내시경 검사에서 위염이라고 하면 자신이 만성 위염 환자라고 생각하는데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도 내시경 검사에서 위염을 진단받으면 소화불량과 상복부 통증이 생겼다고도 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진단명을 붙인다면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위염 환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평생을 살게 될 것이다.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모든 위염을 깨끗하게 치료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염증을 치료한다고 해도 대부분 약을 끊고 일상생활을 유지하다 보면 이전의 위염 소견이 그대로 다시 생기게 되니 마치 발바닥의 군살과도 같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위염 소견은 있지만 젊은 여성들의 만성적이며 반복적인 속쓰림과 더부룩한 증상은 결국 위염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기질적인 원인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이를 ‘소화불량증’이라고 진단명을 붙인다. 임상적으로 ‘소화불량증’의 정의는 상복부를 중심으로 한 증상에 국한하며 뚜렷한 복통 양상과 식사와 연관하여 불쾌한 식후 포만감, 조기 포만감, 명치 부위의 복통 혹은 쓰림 증상이 적어도 6개월 전에 시작해 3개월 동안 증상이 지속되어야 한다. 즉 소화불량증은 기질적인 원인은 배제된 상태로 위의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주로 음주, 흡연, 스트레스, 자극적인 음식, 커피와 탄산음료, 헬리코박터 감염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위가 가진 고유의 기능을 원활히 하지 못하게 되면 쓰린 증상, 통증, 더부룩함 등의 소화불량 증상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위의 기능적인 장애를 유발할 만한 여러 환경적인 인자, 환자의 정신의학적인 건강 등을 복합적으로 이해하고 원인 인자를 교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필요시 위장 운동개선제나 내장안정제, 혹은 위산 분비억제제 등을 통해 증상 완화를 도울 수 있다.
따라서 혹시 나도 모르게 위의 기능을 방해할 만한 인자에 노출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이를 피하도록 한다. 또한 건강한 식습관과 함께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와 과음을 삼가며, 금연하는 것이 소화불량증을 예방하고 위의 기능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기남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