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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말기 위암, 전이된 장기 적극 치료받으면 생존기간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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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5-08-23



말기 위암, 전이된 장기 적극 치료받으면 생존기간 늘어난다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갑상선암 다음으로 발생이 많다. 2014년 12월 발표된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를 보면 연간 약 3만명의 위암환자가 발생해, 남자에서 암 발생률 1위이고 여자에서는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에 이어 네번째다.

1990년대 42~46%에 머물던 위암 5년 생존율은 적극적인 치료와 조기 진단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 2012년 71.5%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이런 장기 생존율의 증가가 모든 위암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어서 진단 당시 간 폐 골(뼈) 골수 뇌 척수 림프절(대동맥 주위) 등 타 장기로 원격 전이가 동반된 말기 암(4기 위암) 환자의 경우는 장기 생존율이 약 5.7%(국가암등록사업 자료)에 불과하다.

위암이 발견되면 대부분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 후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만 말기 암이라는 판정을 받은 경우에는 치료를 포기하고 민간요법이나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치료를 통해 생명을 단축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그러나 이런 말기 암 환자이더라도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경우 장기 생존의 가능성도 있고, 장기 생존을 못하더라도 생존 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으며, 남은 생의 기간 동안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위암 수술법에는 근치적 수술과 고식적 수술이 있다. 근치적 수술은 타 장기로 원격전이가 없는 환자에서 수술적 절제를 통해 종양을 포함한 충분히 넓은 영역의 장기를 제거함으로써 수술부위 경계에 암세포가 없고 림프절 제거도 이루어져 복강 내 암조직을 남기지 않는 수술법이다. 이에 비해 고식적 수술은 원격전이나 재발 등의 이유로 완전(근치) 절제는 불가능하지만 암 덩어리를 절제 가능한 부분까지 제거하거나, 출혈 협착(좁아짐) 장폐쇄 영양장애 등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행해진다. 고식적 수술은 남아 있는 암의 양을 줄임으로써 수술 후 항암치료에 대한 반응률의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생존 기간의 연장과 더불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잔류 암을 줄이지 못한 경우라도 수술을 통해 출혈이나 장폐쇄 등 절박한 상황을 해결해 환자가 먹고 배변하는 일상적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물론 정신적 안정 및 통증의 경감을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이후 상황에 따라 항암 치료나 전이 부위에 대한 방사선 치료 등 다병합 치료로 생존기간의 연장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위암은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 많이 발생하며, 치료법에 대한 원칙도 유럽이나 미국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수술 등 적극적인 치료 방법으로 연장된 생존기간 및 향상된 삶의 질을 통해 적극적 치료의 우수한 결과를 보고하는 반면, 서구의 치료법은 항암 치료 또는 방사선 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에 머물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최근 일부 서구의 외과의사들도 전이 장기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하고 있고, 특히 간전이에 대한 서구의 치료 결과가 점차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도 전이암의 경우 환자가 수술적 치료에 동의하고 환자의 신체적 여건이 수술에 견딜 수 있으면 적극적인 치료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말기암, 특히 원격 전이가 있다고 해서 마치 인생이 끝난 것처럼 생각하는 시대는 끝났다.

 <출처: 한국일보>

김용일 이대목동병원 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