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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정력증강 마사지? 불임·급성고환염 원인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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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2-05-30

 

정력증강 마사지? 불임·급성고환염 원인 될 수도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교수·비뇨기과 전문의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동남아 여행지 중 하나가 태국이다. 태국 마사지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유명 호텔에 있는 고급 스파부터 길거리에서 싸게 받을 수 있는 발마사지, 타이마사지, 오일마사지에 이르기까지 여러 종류의 마사지를 손쉽게 즐길 수 있다. 그런데 간혹 일반 마사지 가게인데 입구에 영어로 '남자를 위한 볼(ball) 마사지'라고 쓴 간판이 있어 호기심을 끌기도 한다. 볼 마사지는 태국말로 '짭까싸이'라고 하는데, '아짠'이라는 나이가 꽤 든 숙달된 마사지사만이 할 수 있는 고환 마사지다.

 

태국의 볼 마사지와 비슷하게 최근 국내에서도 전립선 마사지라는 변종 서비스가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병원에서 주로 전립선염의 검사와 치료에 사용되는 전립선 마사지가 퇴폐적 유사 성행위로 변형된 것으로 정력 증강, 오줌발 강화, 발기력 강화 등 황당한 문구로 남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전립선 마사지는 항문으로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 후면을 압박하는 전문 의료시술인데, 퇴폐업소에서는 회음부와 고환에 오일을 뿌려 태국의 볼 마사지와 비슷하게 회음부를 압박하고 고환을 마사지한다고 한다. 지금은 아니지만, 아주 오래 전에는 남성불임이나 발기부전, 정욕감퇴를 치료하기 위해 고환 마사지를 하기도 했다. 당시엔 고환을 마사지해 자극을 주면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과 정자가 증가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단순한 고환 자극이나 마사지로는 테스토스테론이나 정자가 증가하지 않는다. 테스토스테론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선자극호르몬에 의해 고환의 라이디히세포에서 만들어내는 것이다. 오히려 물리적 자극을 잘못 주면 고환이나 전립선에 염증을 일으켜 붓고 통증이 생기기도 하며, 소변 보기 힘들어지기도 한다. 더구나 고환을 억지로 잡아당기고 비틀 경우 잘못하면 고환이 꼬여 피가 통하지 않는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고환꼬임은 고환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이 들어 있는 정삭이 꼬여 피가 통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고환이 붓고 음낭과 아랫배에 심한 통증이 생기는데, 6시간 안에 풀지 못하면 조직에 괴사가 일어난다. 꼬인 후 24시간이 지나면 자가면역반응이 일어나 불임이 될 수 있다. 주로 30대 전에 발생하지만, 고환에 심한 자극이나 충격이 가면 어느 연령대나 생길 수 있다.

 

고환이나 전립선 마사지는 정력증강이나 발기력 강화 같은 효과가 전혀 없을뿐더러 급성고환염, 급성전립선염, 고환꼬임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혹시라도 눈에 띄더라도 모르는 척 지나가는 게 고환 건강을 위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