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건강이야기

[칼럼] 치매 관리 포괄시스템 갖추자 - 최경규 교수
파일
  • 파일이 없습니다.
  • 등록일 2011-08-19

 

치매 관리 포괄시스템 갖추자

 
 

최경규 대한치매학회장 이대목동병원 교수

 

알츠하이머 병을 위시한 치매 질환군은 이제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져 있고 사회적으로도 질병에 대한 지식과 환자나 가족 분들이 임해야 되는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 많은 이해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동안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의 정책적 지원도 크게 개선되어 서울시에서는 4년 전부터 각 구에서 치매 치료기관과의 협력 하에 치매지원센터 운영을 시작하여 작년에 25개 자치구에 센터 설립을 완료하였고, 복지부에서는 작년부터 지역 보건소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사업으로 확대 발전 시켜나가 국가적인 시스템을 구축하였고 지역 자원과 연계하여 치매에 대한 교육ㆍ예방ㆍ검진ㆍ치료ㆍ지역사회 연계 사업을 통해 무료 검진, 저렴한 진단 및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비교적 생소한 병명이었던 치매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어떤 선진국보다도 나은 이 정도의 시스템이 갖추어진 것은 정관계, 학계 및 복지 분야에 관련된 많은 분들이 열심히 관심은 가져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올 6월부터는 장기요양 등급판정 시에 치매 환자분들은 약간의 가산점을 받을 수 있도록 조정되어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었던 과거에 비해 보다 나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되었다.

 

그러나 교육, 예방에서 진단과 치료에까지 이르는 방대한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기존사업과 또는 사업내의 연계가 부족하고 중복되는 부분이 있게 되어 효율적인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 중의 하나가 국민건강공단 검진과 치매 선별검진과의 중복인데, 우리나라는 지금 2년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보험공단에서 시행하고 있고 40세와 66세에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하게 되어 있다. 2010년 통계를 보면 공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건강 검진 시 66세 생애전환기 건강진단 대상 약 35만명 중 22만명이 검진을 받아 약 60%의 수진율을 보였다. 60세 이상 대상자 332만명 중 약 200만명이 검진을 받아 역시 60%의 수진율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전국의 치매센터 또는 보건소에서 1000여명의 인력들이 60세 이상 노인 745만명에 대해 치매 선별검진을 위해 집회 장소에서 또는 가정방문을 통해 노력하고 있으나 1년에 100만명을 검진하기 힘들다. 선별검진에 매달려서 또 다른 중요한 부분인 예방과 교육, 생활에서의 비약물적 치료 등은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 건강공단 검진 시 인지기능장애 고위험 군에 대해서는 KDSQ-C를 선별검진의 도구로 사용하게 되어 있으나 전국적으로 치매의 선별검진에 KDSQ-C를 사용하는 곳은 별로 없다. 대부분 K-MMSE를 사용하고 있고 임상에서도 K-MMSE를 진단과 추적검사의 도구로 사용한다. 건강검진에서의 인지기능 검사가 진단과 치료 어느 곳에서도 실제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형식적인 단계로 남아있는 것이다. 건강공단검진의 인지기능 선별검사를 치매 센터의 선별검사와 통일시키고, 60이상의 노인에서는 모두 건강검진 시 이 검사를 시행하여 정보를 공유하면 중복된 인력과 업무를 줄일 수 있고 치매센터의 인력은 예방ㆍ교육ㆍ비약물적 치료 및 가족을 위한 사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 다른 하나는 현재 여러 희귀난치성 질환 또는 고액의비용과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환자분들에게는 산정특례제도를 통해 본인 부담을 경감하여 주고 있다. 치매는 다른 어떤 질환보다도 진단 후에 장기적인 치료와 일상생활에서의 도움이 필요한 질병이므로 이 제도에 포함시켜 경제, 사회적인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

 

전 국민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질환들의 특성에 따라 전국적인 사업단을 운영하여 아주 좋은 효과를 보고 있는데 2000년 설립된 암센터와 2001년 설립된 고혈압 사업단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단들에 의해 암 연구 및 치료수준이 세계적인 반열에 올라갔고, 또 혈압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주어 고혈압이 초기부터 진단되고 조절됨으로써 이로 인한 합병증이 현저하게 감소하여 우리나라의 보건 수준을 한 단계 상승시키는 효과를 보았다.

 

2008년 복지부내에 치매 사업단이 형성되어 치매 전반적인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위 두 사업단의 업무와는 달리 치매는 예방과 조기검진이 역시 중요하나 일단 이 병에 이환되면 평균 거의 10년이란 긴 세월동안 질병과 함께 하면서 가족 또는 주간센터, 요양시설 등 지역사회 내에서 생활을 하여야 한다. 치매 사업은 교육ㆍ예방ㆍ검진ㆍ치료ㆍ가족생활 등에서 국가의 정책과 공공의료기관, 치료기관, 지역사회 복지기관, 사회사업기관 등 지역사회 내에서 포괄적인 시스템이 이루어져야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