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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폐암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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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2-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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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발표된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폐암은 2019년 1년간 총 29,960건이 진단되어, 갑상샘암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발생한 암에 올랐습니다. 폐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불과 34.7%입니다. 이는 다른 암종의 5년 평균 상대 생존율인 70.7%에 비해 매우 낮으며,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암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십년간 폐암의 인구학적 특징에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폐암이 흡연력이 있는 고령의 남성에서 주로 발생한다고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흡연력이 없고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은 여성들이 폐암을 진단받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2019년도에 총 9,629명의 여성이 폐암을 진단받았습니다. 갑상샘암을 제외할 경우 전체 5위에 해당하는 수치였으며, 65세 이상의 여성에서는 대장암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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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cancer.go.kr 연령군별 주요 암종 발생분류, 여자, 2019


흡연은 성별과 무관하게 폐암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여성 흡연자의 비율이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 비교하여 낮은 편으로, 약 80-90% 가량의 여성 폐암환자들이 비흡연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접 흡연은 폐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배우자가 흡연을 할 경우 비흡연자인 아내의 폐암 발생 위험도가 24%가량 올라간다는 연구가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라돈, 석면 등의 환경 요인, 요리 중 발생하는 연기(indoor cooking fume)도 폐암의 주요 원인이죠.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지만, 특정 유전자의 변이가 여성 폐암환자에서 더 발견된다는 보고가 있으며, 여성 호르몬 역시 폐암의 발생과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앞에서, 우리는 폐암의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여성의 경우 폐암의 발생빈도는 유방암에 비해 훨씬 낮으나, 폐암은 성별과 무관하게 암종 중 가장 흔한 사망원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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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cancer.go.kr 2020년 암종별 사망자수, 여자



폐암의 예후는 왜 이렇게 좋지 않을까요? 

이는 폐암의 조기 진단이 어려워 대부분의 환자가 수술이 어려운 상태에서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조기에 발견하여 폐암 1기 상태에서 수술을 받는다면, 수술 후 5년 생존률이 80%를 넘어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즉, 폐암도 빨리 발견해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국가암검진 사업에서 제시한 폐암 조기 검진에 대한 표준 지침을 보면, 만 54세 이상 74세 이하의 남, 녀 중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 사람에게 저선량흉부 전산화단층 촬영(CT)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여성 폐암 환자들이 대부분 비흡연자인 것을 고려할 때, 흡연력에 기반한 지침에 의해서는 여성 폐암의 조기 진단이 쉽지 않습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상 환자의 나이를 만 50세로, 흡연력을 20갑년으로 조정했습니다. 국내 실정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갑년(Pack year): 1년간 하루 한 갑(20개피)씩 흡연했을 때를 기준으로 한 담배소비량


그렇다면 여성 폐암의 예후는 어떠할까요? 

만약 조기에 진단되었다면 수술적 절제를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폐암 수술의 원칙은 종양이 있는 폐를 충분히 절제하고, 주변에 위치한 림프절을 함께 제거하는 것입니다. 폐암 주변의 정상 조직을 포함하여 절제하여야 재발의 위험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종양이 위치한 폐엽을 모두 제거하는 폐엽절제술이 표준적인 수술 방법입니다. 따라서 수술 후 폐기능의 감소와 이와 연관된 합병증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 폐암의 경우 좀 더 젊은 나이에 진단되며, 당연히 건강 상태가 더 양호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수술과 관련된 합병증의 가능성이 남자 환자에 비해 훨씬 낮고, 심각한 합병증으로 사망할 가능성도 매우 낮습니다. 전체적인 생존률 역시 남자 폐암 환자에 비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성별에 따라 폐암이란 질병이 어떻게 다른지 아직 전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흡연을 하지 않은 여자 환자들도 폐암에 걸릴 수 있다는 겁니다. 이들은 검진의 사각지대에 위치하여 초기에 진단받고 수술을 받을 기회를 놓치고 있습니다. 저선량 CT검사는 일반 CT검사와 달리 적은 양의 방사선을 이용하여 폐암을 조기에 찾을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다음에는 여성 환자들의 폐암이 어떤 모양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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