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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 반드시 제균 치료를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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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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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H. pylori) 균은 위 점막층과 점액 사이에 서식하는 위장 내 기생 세균입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감염성 질환의 하나로 지역마다 유병률의 차이가 있으나 전 세계의 약 50%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우리나라에서도 50~60% 내외로 높은 감염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헬리코박터 균은 만성 위염, 소화성 궤양, 위축성 위염 및 장상피화생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장기적인 만성 감염으로 인해 위 선종, 위 선암, 위 MALT 림프종 등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1994년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암연구소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을 위암을 유발할 수 있는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였습니다. 특히 한국, 일본, 중국을 포함하는 동아시아는 헬리코박터 균 감염률이 높으면서 위암 발생률 또한 높은 지역입니다. 따라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의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제균 치료는 위암을 포함한 여러 위장 질환의 예방과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진단을 위한 검사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흔하게 시행하는 검사로는 내시경적 검사를 통한 위 점막 조직 검사, 요소분해검사(rapid urease test)가 있습니다. 비침습적인 방법으로는 호흡을 통한 요소호기검사(urea breath test)를 주로 사용합니다. 그 외에 ELISA방법을 통한 혈청 헬리코박터 IgG level을 측정할 수 있으나 다른 검사들에 비하여 민감도와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고 대변에서 헬리코박터 균 항원을 검사하는 방법도 있으나 검사의 불편성으로 인하여 흔하게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이 확인된 경우 모두 치료를 해야 할까요?

심평원 보험 기준에 따르면 조기위암 절제 후, 소화성 궤양, 저등급 위 MALT 림프종,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위선종의 내시경절제술 후에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하는 경우 요양급여 인정이 됩니다. 그 외에 급여로 인정이 되지 않지만 치료 적응증으로 위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기능성 소화불량증, 저용량 아스피린을 장기 복용하는 경우, 철결핍성 빈혈의 경우에는 제균 치료를 고려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는 어떻게 할 수 있나요?

2020년 한국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치료 근거 기반 임상진료지침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제균 치료를 처음 시행하는 환자에서 1차 치료로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표준3제요법은 양성자펌프억제제, amoxicillin, clarithromycin를 14일간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과거에는 상기 용법으로 7일간 치료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였으나 제균율이 70% 정도로 낮고 특히 한국에서의 clarithromycin 내성율이 높아 제균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clarithromycin 내성 검사를 시행할 수 있는 경우, 내성이 없는 환자에서 표준3제요법을 7일간 투약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14일간 투약을 권고합니다.

두 번째, 동시요법은 표준3제요법의 제균율 감소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존의 표준3제요법의 3가지 약제에 metronidazole을 추가하여 10일간 동시에 투여하는 방법입니다. 치료 효과에 대한 이전 연구들에서 10일 동시 치료는 10일/14일 표준3제요법에 비하여 제균율이 유의 있게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clarithromycin 내성 검사 없이 1차 치료를 고려하는 경우에는 10일 간의 동시요법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치료의 성공율을 높이고 내성 예방을 위하여 제균 치료약은 반드시 정해진 시간에 건너뛰지 않고 꾸준히 복용하도록 교육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 치료로 제균에 실패하는 경우에는 구제 요법으로 다음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치료에 대한 부작용은 없을까요?

제균 치료 기간이 절대적으로 길지는 않지만 한번에 복용해야 하는 약제 특히, 항생제의 양이 많기 때문에 그로 인한 부작용은 개인에 따라 발생할 수 있습니다.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 구역, 구토, 속쓰림, 입마름 증상 등이 있고 항생제의 부작용으로 설사, 피부 발진, 두드러기, 점막 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전에 항생제나 특정 약제의 부작용의 경험이 있었다면 약제 처방 전 전문가와 상의하여 안전한 약제로 처방받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또한 간기능이나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경우 필요시 약제 용량의 조정 및 적절한 제균 치료의 시기 판단 등에 대하여 전문가와 상의가 필요하겠습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으로 진단이 되었다면 특정 금기 사항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경우 적극적으로 제균 치료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 상황에 따라 제균 치료로 인한 이득과 실을 판단하여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할 수도 있어 전문가와 충분한 상의 후 치료할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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