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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심봉석 교수의 재미있는 비뇨기과 상식] 전립선비대증에 대한 진실과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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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0-12-17

 

[심봉석 교수의 재미있는 비뇨기과 상식] 전립선비대증에 대한 진실과 거짓

 

글·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이 되면 소변의 양과 보는 횟수가 늘어나 배뇨증상을 가진 환자들의 불편함이 커진다. 따라서 전립선비대증의 위험도가 높은 50대 이후 남성들에게는 보다 주의가 필요한데 우리가 전립선비대증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몇 가지 상식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해 겨울철 소변건강에 대비하고자 한다.

 

◇‘무조건’ 전립선의 크기가 커져야 전립선비대증? NO

병명에 ''비대(肥大)''라는 단어가 있고 전립선이 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립선의 크기와 증상의 정도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크기보다는 오히려 전립선의 구조적 형태나 전립선부 요도의 긴장도가 배뇨장애를 일으키는데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지 오랫동안 사용하던 병명이라 그냥 쓰긴 하지만 정확한 의학용어는 ‘하부요로증상(Lower urinary tract symptoms ; LUTS)’이다.

 

◇전립선비대증은 반드시 수술해야 한다? NO

불과 15년 전까지만 해도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수술요법밖에 없었지만 최근 좋은 약들이 개발돼 약물요법이 1차치료법이 됐다. 하지만 약물치료의 의미가 1~2개월 정도 약을 복용하면 전립선비대증이 ‘완치’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약으로 배뇨장애를 꾸준히 ‘조절’한다는 것이다. 즉 당뇨병이나 고혈압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약물요법과 함께 식이요법, 운동, 체중조절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수술하면 더 이상의 치료는 필요 없다? NO

약물요법에 반응이 충분하지 않거나 전립선의 크기가 너무 큰 경우에는 수술요법을 시행한다. 수술방법은 전기절제술, 레이저기화술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모든 수술의 목적은 전립선비대증으로 막혀 있는 ‘소변길’을 넓혀주는 것이다. 하지만 전립선 수술은 소변이 지나가는 ‘통로’를 넓혀주는데 불과해 수술 이후에도 방광, 요도나 골반의 기능 이상을 치료하는 약물요법이 필요할 수 있다.

 

◇소변을 자주 보지 않으려면 수분 섭취를 삼가야 한다? NO

수분을 적게 섭취하게 되면 소변이 농축돼 진한 오줌으로 인해 방광 자극이 더욱 심해진다. 이렇게 되면 소변을 더 자주 보게 될뿐더러 한 번에 보는 소변의 양이 적어 소변을 내보내기가 보다 힘들어진다. 또 오줌이 진해지면 이차적 요로감염의 위험도도 높아질 수 있다.

 

◇소변을 억지로라도 참는 게 도움이 된다? NO

소변이 마려울 때 억지로 참게 되면 골반근육 긴장으로 인해 만성골반통으로 진행되거나 갑작스레 소변을 볼 수 없는 요폐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겨울철 추울 때 술이라도 한 잔 하게 되면 자주 화장실 가기가 귀찮거나 친구들 보기 민망해 억지로 참는 경우가 있는데 전립선비대증환자에게는 절대로 피해야 할 위험한 행동이다.

 

◇전립선비대증을 오래 앓으면 전립선암으로 진행한다? NO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의 발생에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관여하고 비슷한 과정을 겪긴 하지만 전립선비대증환자가 특별히 전립선암의 발병위험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 단지 50세 이후에는 누구나 전립선암의 위험도를 가질 수 있고 더욱이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있어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성관계를 삼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NO

지나친 금욕을 하는 경우 전립선에 붓기가 생겨 배뇨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주기적이고 적절한 성관계는 배뇨증상의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단 너무 과도한 섹스는 좋지 않다.

 

◇전립선은 소변을 보는 장기이다?(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이다) NO

전립선비대증이 널리 알려지면서 전립선을 ‘요로기관’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전립선 위치가 방광 입구의 요도를 둘러싸고 있고 전립선에 문제가 생기면 소변의 흐름을 방해해 배뇨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착각하는 것이다. 전립선의 진짜 역할은 ‘생식기관’으로 정자를 보호하고 영양을 공급하는 분비액, 즉 정액의 일부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밤꽃냄새’라고 하는 정액의 냄새는 전립선액 성분 중 하나인 ‘스퍼민(spermine)’이라는 물질에서 나는 냄새다.

 

비뇨기과에 관한 진실 하나 더!

 

◇비뇨기과는 남자만 간다? 비뇨기과에서는 성기능만 다룬다고? NO

교과서에 나와 있는 비뇨기과의 활동영역은 남성 및 여성의 ‘요로계’와 남성의 ‘생식기계’다. 요로계에는 남녀 모두 신장, 요관, 방광, 요도, 부신이 포함되고 남성의 생식기계는 음경, 고환, 정관, 정낭, 전립선이 포함된다. 이들 기관에서 발생하는 모든 증상과 질환을 다루는 전문분야가 ‘비뇨기과학’이다. 현대의학은, 특히 우리나라에서의 최근 경향은 여러 다양한 분야를 총괄적으로 다루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아직도 교과서에 써 있는 정의가 그렇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