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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아동기 발달과 발달단계에 따른 문제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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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8-09-23
아동기 발달과 발달단계에 따른 문제 행동

 

아동기 발달과 발달단계에 따른 문제 행동

 

[글]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정신과 교수 연 규 월

 

 

 

성장과 발달이란?

 

어린이의 행동발달은 이전에 없던 양상이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차례대로 새롭게 만들어지면서 발달단계와 발달과제를 거쳐 점차 진행된다.

인간의 행동은 감각, 운동, 지각, 인지, 정서, 사회성, 도덕성, 독립성 등 여러 영역의 기능들에 걸쳐 발달한다. 이들 영역은 각기 독립적인 발달의 경로(developmental pathway)를 받게 되는데 생물, 심리, 사회적 차원의 복합적 요소에 의한다. 기본적으로는 중추신경계의 발달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24개월까지 아기의 뇌는 어른 수준에 육박하는 부피 성장을 한다. 뇌세포는 수가 늘어나고, 분화하여 필요한 위치로 이동하며, 기본적인 네트워킹이 일어난다. 학령기이전까지 뇌세포의 축색과 가지돌기가 늘고, 연접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 연결성이 급증한다. 학령기동안에는 감각, 운동, 행동과 정신활동에 효율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것이 아니면 예정된 세포사멸 및 가지치기가 이루어진다. 어린이는 정신과 신체가 미분화된 상태이므로 성인에서 보이는 행동과 그 기준을 같게 할 수는 없다. 나이와 성, 그가 처한 발달단계에 따라서 달리 이해하여야 한다. 어린이에서 보이는 행동발달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1) 정상행동의 폭이 넓고 개인차가 심하다.

 2) 정상의 기준도 발달시기에 따라 다르며, 같은 행동도 몇 살 때인가에 따라 의미가 다를 수 있다.

 3) 문제행동이지만 발달과정에 비추면 정상인 경우도 흔하다.

 4) 발달은 언제나 거침없이 진행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멈춘 듯, 후퇴되는 듯 할 때도 있다.

 

그러면, 정상과 비정상이란 어떻게 정의하는가?

기본적으로 신체적발달이 건강함은 필수적이고, 여기에다 그 발달단계에 맞는 발달을 하고 있는 아동은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체적인 발달이나 심리적 발달은 항상 그가 처하고 있는 환경, 즉 사회에의 적응을 목적으로 함으로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인 통합적인 존재로서 이해되어야 한다. 일반적인 정상의 의미란

 

1) 질병이나 병적 상태가 없는 상태

2) 가장 이상적인 상태란 발달이 모든 분야에서 골고루 잘 이루어지고 있고, 조화적이고 통합적인 발달과정일 때

3) 통계학적인 정의로서 2 표준편차 안에 속하는 행동이나 특성 , 그 문화권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보통 내지 규범(norm)이라고 생각되는 행동들이고 그 이외의 행동은 비정상이다.

4) 발달학적 견해에 의한 정의에 의하면 2-3살이 보이는 생떼(temper tantrum)와 학령기 아동에서 보이는 생떼는 질적으로 다르고 3살이라도 그 정도가 아주 지나칠 때는 비정상이라 할 수 있다.

5) 발달 자체가 정상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방법은 특정 발달 단계의 잘 알려진 행동특성이 제때에 나타나면서 여러 영역의 발달이 조화롭고 통합적으로 잘 진행된다면 정상, 그렇지 않고 발달이 정상 궤도에서 벗어나 일탈하거나 어떤 특정한 발달단계에 고정되는 경우, 또는 아예 일어나지 않는 경우는 비정상이라 할 수 있다.

 

Thomas & Chess는 행동발달의 특성을 활동수준, 규칙성, 자극에 대한 접근성과 회피성, 적응성, 반응을 일으키는데 필요한 자극의 정도, 반응하는 강도, 기분이 즐겁고 우호적인가의 여부, 주의가 산만한 정도, 주의집중 시간과 지속정도, 9가지로 분류하였는데, 다루기 쉬운 아기는 40%, 까다로운 아기는 10%, 천천히 반응하는 아기 15%정도로 양육이 순조로울지 아닐 지는 아기와 엄마의 조화에 따라 정해진다.

 

 

정상발달과 발달단계에 따른 정신병리

 

태아기는 내시경 등의 개선된 기술을 이용하여 빛과 소리 자극에 대한 반응, 손가락 빨기, 표정 등 관찰할 수 있는데, 산모의 심리적, 신체적 상태는 태아의 발달에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때 태아의 발달을 저해하는 요인들이 있으면 반드시 피해야한다. 임부의 질명(풍진, 독감, 매독 등), 약물복용, 흡연, 음주(태아 알콜증후군),방사선 노출, 영양부족, 스트레스, 임부의 나이(특히 30대 후반의 초산인 경우)등이 요인들이다. 태아기와 출산시 발생되는 신체 이상과 정신병리엔 염색체 이상, 유전자의 이상, 뇌손상과 기형, 출산시 위험, 조산과 미숙아 등이 있다.

 

 영아기는 출생에서 18개월까지로 본능적 반사행동이 처음 1년사이 발달에 따라 사라지는데, 흔히 사라지는 시기보다 늦게까지 반사행동이 남아 있다면, 신경계 발달의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1개월에서 4개월까지는 소리나는 쪽으로 돌아볼 수 있고, 눈을 마주치면 방긋방긋 웃고, 머리를 가눌 수 있게 된다. 6개월이 되면 엄마 얼굴과 낯선 얼굴을 가리고, 6개월에서 8개월이 되면 낯가리기(stranger anxiety)가 일어난다. 이전까지는 주로 모음을 사용(cooing)하다가, 6개월 무렵부터는 쉬운 자음을 사용하며 옹알이(babbling)가 생긴다. 12개월이 되면 엄마, 아빠, 물과 같은 간단한 명사를 사용한다. 9개월에서 11개월이 되면 정상 이별불안(normal separation anxiety)이 생긴다. 12개월이 되면 한 두발 걸음마를 시작하고 잼잼, 곤지곤지, 까꿍 등 모방놀이를 할 수 있다. 이때 대상영속성(object permanence)이라 하는 현상이 생기는데, 즉· 엄마가 시야에서 사라져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인지기능으로 12개월에서 24개월 사이에 발달하며, 물체가 시야에서 사라져도 그 잔상이 마음속에 남게 된다. 이 시기에 또 중요한 것이 애착(attachment)이다. 영아기 동안 아기와 엄마는 애착을 형성한다. 첫 1년동안 아기와 엄마가 본능적으로 이루어 가는 신체적, 심리적 친밀 행동으로, 애착은 아기에게 안정감을 주어 건강하게 성장하고 활발하게 놀도록 한다. 안전기지 구실을 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기본 신뢰감 형성에 초석이 되며, 만일 이 시기에 애착이 잘 이루어 지지 않으면, 성장이 잘 안된다(failure to thrive). 이 시기에 부모와의 결별과 사별이 있으면 급성격리 반응이 올 수 있는데, 저항의 단계, 절망의 단계, 무관심의 단계를 거쳐 정신병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모성박탈은 발달지체, 지능의 장해, 성장중단(왜소증), 청소년 비행, 반사회적 인격 등을 초래할 수 있고, 모자관계 이상은 신체적 질병이 없는데도 수유상의 문제, 수면장애, 극심한 외인불안증 및 분리불안증을 가져올 수 있다. 아동학대와 방임은 신체적 질병, 신체적 기형의 원인이 된다. 기타 뇌손상, 경련, 뇌기능장애가 있으면 언어발달이나 섬세운동의 장애, 판단력등의 이상, 학습장애, 과잉행동 등이 초래된다.

 

 걸음마기란 18개월에서 36개월까지이며, 섬세한 운동기술의의 발달로 숟가락질을 할 수 있고, 손가락 사용기술이 발달하고, 상징놀이, 평행놀이를 할 수 있고, “안되”, “싫어,” 등의 주장이 강하고, 분노발작이 잦아 소위 미운세살(terrible two's)로 불리운다. 훈육이 시작되어 대소변 가리기가 시작되는데, 먼저 대변가리기가 밤, 낮의 순으로, 다음 소변 가리기가 낮, 밤의 순으로 24개월에서 36개월 사이에 일어난다. 고유감각이 발달되고 골격근 운동의 조절능력도 늘어난다. 이 시기에 이루어야 할 주요발달과제는 통제와 조절이다. 즉, 자율성의 성취, 수치감과 자신에 대한 의구심, 대상 항상성 성취 등이 생기고, 화난 엄마나 기분 좋은 엄마가 결국은 같은 엄마로 인식된다. 분리-개별화가 완성되어 정신적으로 아주 중요한 심리적 탄생이 생긴다. 이 시기에 흔히 관찰되는 행동상의 문제는 엄지손가락 빨기, 호흡정지발작, 생떼, 분노발작, 식욕부진 및 음식거부, 과식과 비만증, 이식증, 등이다. 부모 양육시 고려할 것은 과잉보호, 과잉통제로 어느 것이던 지나치면 문제 행동을 초래할 수 있다. 학령전기란 3세에서 6세까이며, 3세가 되면 두 발을 번갈아 계단 오르기 할 수 있고, 세발 자전거, 원그리기할 수 있다. 4세가 되면 네모 그리기, 두 발 번갈아 계단 내려 가기 할 수 있다. 5세가 되면 세모 그리기, 단추를 채우고 뺄 줄 안다. 6세가 되면 보조 바퀴가 있는 두발 자전거 타기, 연필잡기 할 수 있다. 언어가 3세경부터 눈부시게 발달하여 1000개의 낱말이 가능하고, 단순문장 할 수 있고, 4세경이면 어른과 같은 형태로 질문하고, 미래 시제 사용할 수 있고, 6세까지 대부분 기본적 언어 발달이 끝난다. 따라서 이 시기까지 발달이 안되면 언어장애가 지속된다. 말을 이해하는 수용성 언어가 표현성 언어보다 대개 앞선다. 사고는 자기중심적이고, 직관적 사고를 사용하고, 상상력이 풍부하여 때로는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해 생각한 것을 사실처럼 이야기 하기도 하여 부모를 놀라게 만들기도 한다. 정서적으로 두려움이 커져서 어두운 곳을 무서워 하거나 도깨비, 귀신 등을 상상하고, 악몽이나 야경증 같은 수면장애애가 올 수 있다. 사회성이 증가하고, 엄마를 자신과 완전히 분리된 대상으로 인식하고, 아빠와 상호작용이 증가하며, 초보적인 대인관계가 시작된다. 상상력과 사회성을 바탕으로 한 놀이, 소꿉놀이를 하며, 엄마, 아빠놀이(as if play), 협동놀이, 공상놀이를 할 수 있다. 성주체성과 주도권이 생겨 성적역할을 배우면서 남자다운 행동, 여자다운 행동 등이 생겨나고, 드믈게 자위행위가 있으나 일시적이다. 특히 신체적 손상의 두려움이 크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문제들은 유뇨증(오줌싸개), 유분증(대변지리기), 정신지체와 자폐장애, 반응성 애착장애, 발달성 언어장애 등이 있다. 그 외 정신건강문제들로 불안장애와 공포,악몽, 야경증, 몽유증, 자위행위, 형제자매간의 시기와 질투, 유아원, 유치원생활 적응의 어려움 등이 있다. 이 시기엔 주도성 형성이 중요하다.

 

 학령기란 6세에서 12세까지로, 대근육 운동과 소근육 운동이 발달하고, 언어발달이 완성되어 읽기와 쓰기, 학습 증진, 정규 교육 시작, 귀납 논리 가능, 보존성 이해, 말판 놀이와 같은 규칙을 따라 하는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아직 추상적 개념을 다루지는 못한다. 심리, 사회적 발달로, 부모보다도 선생님, 또래를 중요시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집단을 통해 확인하고자 하며, 같은 성별, 비슷한 또래 집단과 모이고, 동질화 한다. 동질의 집단에서 안정감을 찾는 이른바 또래 압력을 받기도 하는데 그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형태가 집단 따돌림이다. 근면성 획득 아니면 열등감이 초래된다.이 시기의 문제들은 학교거절증(분리불안증, 무단결석, 품행장애,), 학교부적응, 학습부진, 학습지진, 집단따돌림과 학교폭력 등이다. 아동의 발달단계를 이해하고, 만일 정상보다 극도의 이상 행동 등이 나타날 때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아동의 문제행동은 그 가정의 전체적인 역동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반드시 부모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하다. 평가와 진단은 철저하게 자세히 하고, 아동의 수준에 맞게 치료하여야 한다.

 

사례1> 25개월된 여아, 수개월전 환아모의 방임으로 외조모에게로 옮겨졌다. 환아 모는 외조모네 집에 정기적으로 방문하였고, 6개월전 외조모도 환아를 잘 돌보지 못해 양모에게로 옮겨졌다. 환아가 생모, 외조모, 양모와 상호작용하는 것을 관찰한 결과, 환아가 양모와는 따뜻하고 반응적으로 상호작용하였다. 환아는 편안하고 자발적으로 놀고, 웃고, 소리내었다. 환아 모와 함께 있을 때는 징징대며 보채고, 짜증내고, 함께 하는 놀이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런데 외조모와 함께 있을 때도 두려워 하였고, 조심스러웠다. 같이 있는 내내 아이는 감정이 경직되어 있었고, 외조모의 눈치를 살피고, 놀라고, 겁 먹은 듯 보였다. 이러한 행동양식은 지나친 처벌이나 학대에 대한 반응으로 볼 수 있다.

 

사례2> 4살된 여아이다, 머리아프다, 배가 아프다면서 유아원에 가지 않으려 하여 억지로 보냈더니, 유아원에서도 혼자 놀거나, 딴 짓만 한다고 하여 돌려 보내곤 하였다. 밤에 자다가 갑자기 울면서, 머리가 긴 귀신이 보인다며 땀을 흘리고 잠을 자지 않으려 하여 엄마, 아빠 모두가 밤을 새우는 일이 많았다. 동생이 태어난 지는 5개월 되었고, 엄마가 시어머니와의 갈등으로 아빠와 자주 싸우는 일이 많아졌고, 아빠가 최근에 머리를 길러 더 불화가 심해졌다. 심한 가족내 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반응으로 불안증상이 주된 양상이다.

 

사례 3> 3년 2개월된 여아이다. 얼굴이 예쁘고 흰 모습으로 할머니 손을 꼭 잡고 내원하였다. 무엇이든지 반듯하게 놓여 있어야 하고, 지나치게 냄새에 예민하다. 어려서부터 덥고 자던 이불을 빨지 못하게 하여 더럽지만 조금이라도 만지면 울고불고 난리가 난다. 낮에도 방에 펴놓게 하고 그것을 “내집”이라고 부른다. 잘때는 이불 모서리의 레이스를 만지거나 입에다 물고 잔다. 부모는 모두 전문직에 종사하여 주말에만 왔다 간다. 조부모가 돌보면서 원하는 것은 다 들어주지만, 고집은 심하지 않고 말을 잘 듣는 편이다. 집중력이 좋아서 책 읽어주면 재미있어 하고,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한다. 이불을 어머니 대신으로 애착을 하는 이행대상 현상으로, 가능한 엄마와의 놀이시간을 늘려보도록 권유하였더니 많이 좋아졌다.

 

사례 4> 5세된 남아이다. 유치원에서 한곳에 있지 못하고, 왔다갔다 서성이면서,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고, 말을 많이 하고, 반항하거나 대들고 하여 의뢰되었다. 지능은 정상이나 과잉활동으로 전혀 학습이 이루어 지지 않았고, 사고를 많이 내서 여기저기 몸에 상처가 많았다. 친구들에게서는 따돌림 당하거나 무시당하는 경우도 많아, 점점 유치원에도 가지 않으려 하였다. 주의력 결핍과잉운동장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