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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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23-11-15
비만과 대사 증후군의 증가로 인해 간 지방증과 지방간염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흔한 간 질환이 되어 전체 인구에서 약 25%의 유병률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최근 “Resmetirom”이 3상 임상시험에 성공적인 결과를 발표하여 FDA 허가신청을 개시한 바 있으나 아직까지 임상에서 충분한 효과가 있다고 승인된 지방간염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간 지방증 질환으로 인한 질병 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간 지방증이 있는 환자들은 간경변증, 간암, 비대상성, 간이식, 사망 등을 포함하는 liver-related event와 악성종양 발생의 위험이 증가하며, 심혈관 질환은 간지방증 환자들의 주요 사망 원인입니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Nonalcohlic fatty liver disease, NAFLD) – 올바른 진단명인가?
이러한 질환군을 정의하고 분류하기 위해 현재까지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Nonalcohlic fatty liver disease, NAFLD)이라는 명칭이 사용되어 왔으나 최근 이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었습니다. 첫째로, NAFLD의 진단 criteria에는 환자의 임상적 예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사 위험인자가 빠져 있어 심혈관 질환이나 진행된 섬유화 발생의 위험도가 높은 환자를 선별하기가 어렵습니다. 둘째로, NAFLD 라는 용어에 포함된 “fatty”라는 단어는 서양에서는 비만하거나 게으르다는 뜻을 내포하는 말로 환자들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하거나 질환에 대한 나쁜 인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질환 (metabolic dysfunction associated fatty liver disease, MAFLD) 진단체계의 한계
이러한 우려를 바탕으로 2020년 심혈관대사 위험인자를 진단기준으로 포함한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질환 (metabolic dysfunction associated fatty liver disease, MAFLD)이라는 용어가 제안되었습니다. 실제로 음주량을 정확히 판단하여 배제하는 것이 어렵고, 음주가 간 지방증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상반된 연구결과들이 보고되었던 것을 바탕으로 MAFLD는 음주 여부에 관계없이 간지방증이 있으면서 심혈관대사 위험인자 중 하나가 있는 경우로 정의한 바 있습니다. MAFLD의 진단기준은 NAFLD에 비해 심혈관 질환발생의 위험이 적은 단순한 간 지방증 환자들을 배제하고, 알코올 간질환 (alcoholic liver disease, ALD)를 포함한 기저 만성 간질환에 대사이상으로 인해 병발한 간 지방증을 진단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연구들에서 MAFLD만 있고 NAFLD가 없는 환자군에서 심혈관 질환이나 사망의 위험이 가장 높았는데, 이들은 주로 알코올 간질환에 의해 간 지방증이 발생한 환자들로 이들이 대사이상 과정에서 발생한 간 지방증 환자들과는 다른 임상 양상을 나타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MAFLD에서 정의한 심혈관대사 위험인자 기준이 기존의 “대사증후군”의 정의와 차이점이 있어 내분비학계에서도 이러한 기준이 심혈관질환의 발생이나 이로 인한 사망을 예측하는데 유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대사(이상)관련 간 지방증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MASLD) – 새로운 간 지방증 질환 분류체계
이에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Liver Diseases (AASLD), the 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the Liver (EASL), and the Latin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the Liver (ALEH)로 구성된 국제 전문가 패널은 새로운 간 지방증의 정의로 대사(이상)관련 간 지방증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MASLD) (국내 표준 용어는 미정) 이라는 새로운 질환군과 진단명을 제시하여 기존의 NAFLD라는 진단을 대체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MASLD는 2023년 6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International liver congress에서 처음으로 공표되었으며 이에 대한 여러 강의와 열띤 토론이 있었습니다.
지방간 질환의 새로운 명칭인 “간 지방증 (liver steatosis)”은 질병의 상태를 과학적으로 보다 정확히 설명하고, 기존의 “지방간 (fatty liver)” 가 유발할 수 있는 편견을 피하기 위해 제시되었습니다. 또한 MASLD의 진단 criteria에는 최소 하나 이상의 심혈관대사 위험인자가 있으며 MAFLD의 진단기준에 비해 간소화되어 임상현장에서 용이한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새로운 SLD 분류체계에서는 알코올 섭취 기준에 따라 여성 주 140-350g, 남성 주 210-420g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경우를 대사(이상)관련 알코올 간질환 (MetALD)으로 분류하여 간 지방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에 따라 질환군을 분류하였습니다. 새로운 진단 기준에 따라 간지방증의 진단들을 정의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Table. Diagnostic criteria of steatotic liver diseases
간지방증의 여러 질환군들을 보다 명확하고 단순화된 기준으로 세분화여 정의하는 것은 질병의 임상양상을 파악하고 예후를 예측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환자를 관리하기 위해 중요합니다. MASLD와 MASH( metabolic dysfunction associated steatohepatitis)는 이러한 목표를 가지고 여러 학회의 협의를 통해 도출된 진단명으로 앞으로 임상현장과 연구에서 표준화된 진단명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기준을 실제 임상 환자들에게 적용하였을 때 환자의 예후를 더 잘 예측하거나 질환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validation 이 필요하므로 추후 보고되는 연구 결과의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