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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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24-01-08
우리 딸이 7세인데 벌써 가슴 멍울이 나왔어요. 정수리 냄새가 달라진 것 같아요.
이마에 여드름이 나고 요새 성격이 예민해진 것 같아요.
마냥 아기인 줄 알았던 아이에게 얼마 전부터 신체적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요즘 성조숙증이 많다던데 우리 아이도 성조숙증인가?
최근 외래에 많은 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사춘기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가지고 방문한다. 사춘기는 뭐고, 성조숙증은 무엇일까? 사춘기는 인간 발달 단계의 한 시기로, 신체적으로는 2차 성징이 나타나며 정신적으로는 자아의식이 높아지면서 심신 양면으로 성숙기에 접어드는 시기이다. 사춘기는 소아에서 성인기로 이행하는 시기이며, 성장 과정에서 반드시 거치게 되는 발달 단계이다.
사춘기 시기에는 남녀의 뚜렷한 신체 변화가 일어나며, 수정 능력이 갖추어진다. 심리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서, 아이들의 기분이 더 자주 빠르게 바뀌기도 하며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끼며 혼란스러워한다. 부모님들도 이 시기의 아이들을 부담스러워하고 두려워한다. 사람들은 사춘기를 정상 궤도에서 이탈한 것으로 생각하고 빨리 이 시기가 지나가고 아이들이 원래대로 돌아오기를 원한다. 하지만 사춘기는 어디 갔다가 오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거쳐야 하는 발달 단계이다.
세계적으로 사춘기 발현 연령 낮아져
사춘기 변화는 뇌의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뇌하수체를 자극하는 데서 시작한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생식샘자극호르몬에 의해 난소의 에스트로젠과 고환의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하며 변화가 나타난다. 성호르몬에 의해 여아에서는 유방과 음모, 난소와 자궁이 발달하며, 초경을 하고, 남아에서는 고환이 발달하며 정자가 생성된다. 성호르몬은 성장 연골에 영향을 주고 간접적으로 성장호르몬 분비를 증가시켜 사춘기 급성장이 일어나게 한다.
그런데 최근 세계적으로 사춘기 발현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사춘기의 시작은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2021년 국내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국내 여아의 초경 시기가 15년 동안 0.4년 빨라졌다. 사춘기가 빨리 오는 성조숙증의 유병률 역시 국내 역학연구에서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일반적으로 성조숙증의 기준은 여아 8세 미만, 남아 9세 미만에서 사춘기 발현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중추성 성조숙증이란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샘 축이 일찍 활성화되어 발생하는 성조숙증을 말한다.
성조숙증이 걱정되어 병원에 내원하면 사춘기 단계를 진찰하고, 이른 나이에 사춘기가 시작된 소견을 보이는 경우 엑스레이 사진을 통한 골연령 측정과 호르몬 자극검사를 함께 고려하여 성조숙증을 진단하며 다른 원인이 동반되어 있지 않은지 평가한다. 필요한 경우 골반 초음파를 함께 시행하여 자궁의 길이 및 난소의 부피를 확인한다. 대부분의 성조숙증은 특별한 원인이 없이 발생한다. 하지만 6세 이하 여아 그리고 남아에서는 뇌병변으로 인한 성조숙증이 동반될 수 있어 뇌 MRI를 시행한다.
중추성 성조숙증 환자에서 치료할지 여부는 아이의 나이, 사춘기 진행의 속도, 키 성장 속도 및 골연령 진행속도에 따라 결정한다. 성호르몬에 일찍부터 노출이 되면 성장판을 일찍 닫히게 만들어 결국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키에 비해 성인이 되었을 때 키가 작아진다. 또 남들보다 신체가 빨리 발달하면 부끄러움을 많이 타거나 여아의 경우 이른 초경이 불편함 또는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치료의 목적은 사춘기 발달을 또래와 맞추고, 최종 성인키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아이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다. 치료 목표에 대하여 부모, 아이와 상의하며 치료할지 혹은 주기적으로 관찰할지 결정하게 된다.
성장판 일찍 닫히면 원래 키보다 덜 자라
중추성 성조숙증의 치료는 생식샘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작용제 주사이다. 치료 시작 후 사춘기 변화가 진행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골연령 및 혈액 검사를 3~6개월 간격으로 하며 치료 효과 판정을 하게 된다. 약제의 장기적인 부작용은 대부분 소아청소년에서 심각하지 않다. 치료 종료 후 수개월 내에 사춘기 징후가 다시 나타나며, 성인기의 생식 능력도 정상 양상을 보인다.
사춘기는 누구나 겪고 반드시 거쳐 가는 발달 단계다. 적절한 시기에 잘 지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로지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